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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_ 최승영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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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한의원 작성일10-11-19 15:37 조회6,4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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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어릴 적, 서류 등을 제출할 때 본인 이름 아래 보호자 성명을 쓰고 도장을 찍는 난을 보아왔다.
그것은 단순 요식 절차로만 여겨졌고, 성장은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워보면 아이의 탄생부터 성장까지 어느 한 과정 부모의 마음 씀씀이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혼자 성장한다는 것의 어려움과 한계, 그리고 심신의 기댈 곳과 때로는 큰 스승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보호자 없는 아이의 막막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며,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만은 없게 되는 것이다.

환자 치료에도 이와 유사한 면이 있다.

대부분 가벼운 몸의 이상 상태는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에 의해 스스로 치유가 된다.

그러나 질병이 진행되고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넘어서면 정확한 의료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질병을 앓는 당사자의 고통이 가장 크겠지만, 의사는 그러한 고통스러운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많이 보는 사람이다.

책을 백권 읽는 것보다 책 백권 읽은 사람을 만나라는 말도 있다.

환자의 고통이 스스로 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의사는 많은 동일질환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고 관찰하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치료법 및 관리방법, 경과예후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하고 최악으로 가지 않는 방법, 최상의 길로 나아가는 방법에 대한 혜안을 갖게 된다.

환자가 고통스러움에 집착하면서 실력있는 의사의 경험 노하우를 따르지 않는다면 사태는 악화될 수 있다.

성장과정에서 끊임없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많은 경험을 하다 보면 부모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기 마련인데, 부모는 겉으로 어수룩해 보일 수 있으나 거의 같은 직간접 경험을 접해 나왔고 보다 다양한 경험으로, 최악의 선택을 피하고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 잘못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최상의 지름길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보호자가 항상 곁에 붙어있지는 못할지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한번씩 방향만 잡아주어도 바람직한 길로 나아가는데 충분한 결과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의사는 한편으로 보호자와도 같다.

질병의 절망과 어둠 속에서 갈곳모르고 갈팡질팡할 때 의사가 비록 어수룩해보일지라도 쓰러지지 않게 방향을 잡아주고 망망대해의 등대 역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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